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연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일명 '쁘띠 샤넬'로 통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덕분이다. 증권업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며 주가가 더욱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7일 오후 3시 9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8.4% 오른 26만9500원이다. 장 중 최고가는 10% 급등한 27만3500원으로 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25만5000원을 7% 넘겼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입소문 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1월부터 지난 3일까지 비디비치가 누계 매출액 5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간보다 2배 이상 많을 뿐 아니라, 지난해 연 매출로 알려진 약 1200억원의 42%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비디비치가 중국 현지 뷰티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 왕홍(인터넷 스타) 마케팅을 통해 '쁘띠 샤넬'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대표 제품인 스킨 일루미네이션은 중국에서 '여신 일루미'라고 불리면서 2017년 13만개였던 판매량이 지난해 110만개까지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초 비디비치 프리미엄 라인 'New order'를 출시했다. 기초 제품군으로 구성된 이 라인은 평균 판매 단가(ASP)가 기존 6만원보다 12만원 높은 18만원대다.



중국에서의 인기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2627억원, 영업이익은 118% 증가한 555억원이다. 회사 측은 "화장품 사업 호조와 기존 사업 효율화에 따라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올해도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을 장밋빛으로 전망한다. 7일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회사 측이 고가 제품 출시 효과와 높은 성장성을 고려해 올해 비디비치 연 매출을 15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으나, 1~2월 실적을 고려하면 약 27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와 함께 유 연구원이 예상한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연 매출은 1조4750억원, 영업이익은 93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보다 각각 17%, 68% 증가한 수치다. 현재 주가에 유 연구원의 예상 지배지분 순이익(790억원)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은 24.2배 수준이다.

과거에도 국내 화장품이 중국에서 크게 히트해 회사 매출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잇츠한불(구 잇츠스킨), 제이준코스메틱 등이 대표적이다.

잇츠스킨은 주력 제품인 '달팽이 크림'이 2014년 중화권 SNS를 중심으로 퍼지자 연 매출이 524억원에서 2419억원으로 4.6배 급증했다. 2015년엔 3000억원을 돌파하며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는 모회사 한불화장품과 합병해 잇츠한불로 사명을 변경했다.

제이준코스메틱은 마스크팩을 원아이템으로 앞세워 중국을 뚫었다. 2016년 이 회사 마스크팩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 개월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10월엔 마스크팩 제조사 에스피엘을 흡수합병해 사업을 더욱 키웠다. 이와 함께 제이준코스메틱 연 매출은 2015년 80억원, 2016년 834억원, 2017년 1297억원으로 고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는 비디비치의 중국 반응에 주목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최근 1개월 내 리포트를 발표한 5개 증권사가 모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3~39% 높였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지난 5일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이 제시한 30만원이다. 그는 "비디비치의 중국 히트 상품이 스킨 일루미네이션 외에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2019년 화장품 매출액 추정치를 3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상향했다.

또한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도 화장품 사업 호조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이 연구원 다음으로 높은 29만원으로 제시했다.